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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CU 리부트 전 꼭 봐야 할 영화, 맨 오브 스틸

by kiiwiie 2025. 4. 12.

맨 오브 스틸 포스터
맨 오브 스틸 포스터

 

요즘 DC 유니버스 이야기가 다시 뜨겁죠. 제임스 건 감독이 새롭게 리부트를 이끌면서 팬들 사이에서는 “예전 DCU는 어땠더라?” 하는 이야기들이 하나둘씩 나오기 시작했어요. 그런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영화가 있어요. 바로 2013년에 개봉한 잭 스나이더 감독의 ‘맨 오브 스틸’이죠. 이 영화는 단순히 슈퍼맨 이야기를 새로 시작한 작품을 넘어서, DC 확장 세계관의 문을 연 상징적인 영화였어요. 지금 DC의 새로운 시대가 열리기 전에, 과연 우리는 어떤 DC를 보내고 있는지, 어떤 슈퍼맨을 기억하고 있는지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강렬하지만 섬세한 잭 스나이더 감독의 연출

스나이더 감독의 연출 스타일은 확실히 취향을 많이 타는 편이죠. 누군가에겐 너무 과하고 진지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지만, '맨 오브 스틸'에선 오히려 그 진지함이 캐릭터에 설득력을 줬어요. 특히 슈퍼맨이라는 존재를 이상화된 영웅으로 그리지 않고, ‘외계 행성 출신의 이방인’으로 접근했다는 점이 굉장히 인상적이었죠.

그가 자란 환경, 인간 사회에서 겪는 갈등, 자기 정체성에 대한 끝없는 질문. 클라크 켄트는 자신이 무엇인지조차 확신할 수 없는 채로 살아가고 있어요. 어릴 때 능력을 처음 자각했을 때의 혼란, 세상 사람들의 시선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부모님의 교육 방식까지, 이 모든 요소들이 한 인간으로서의 슈퍼맨을 만들어가죠. 그 덕분에 관객도 자연스럽게 그의 내면에 이입하게 돼요.

연출적으로는 어두운 색감, 압도적인 카메라 워크, 슬로모션 활용이 돋보였어요. 특히 크립톤 행성의 묘사는 시각적으로 굉장히 화려하면서도 어떤 비극적인 운명을 품고 있는 듯한 분위기를 자아냈죠. 그리고 지구에서 벌어지는 액션은 말 그대로 장관이에요. 조드 장군과의 전투 장면은 거의 도심 전쟁 수준이었고, 그 와중에 건물 하나하나 무너지는 장면까지 다 묘사한 건 현실성을 높이려는 시도였다고 느껴졌어요.

그 유명한 '조드 장군의 죽음' 장면도 마찬가지예요. 슈퍼맨이 적을 죽였다는 건 기존의 가치관을 뒤흔드는 사건이었고, 당시에 많은 논란도 있었죠.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 선택은 캐릭터에게 ‘책임’이라는 무게를 더해줬어요. 영웅은 단순히 힘이 세다고 되는 게 아니라, 어떤 순간에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로 평가받는 존재라는 걸 보여줬달까요.

가장 슈퍼맨과 가까운 캐스팅 헨리 카빌

지금 와서 말하지만, 헨리 카빌이 슈퍼맨이라는 역할에 이토록 잘 어울릴 줄은 처음엔 몰랐어요. 그전까지는 늘 밝고 친근한 이미지의 슈퍼맨이 익숙했는데, 카빌이 연기한 슈퍼맨은 훨씬 더 내성적이고 무게감 있는 인물이었거든요.

그의 눈빛 하나, 말없이 서 있는 자세 하나에서도 뭔가 짊어진 사람이란 느낌이 있었죠. 특히 조드 장군과 싸운 뒤 사람들을 안고 오열하던 장면은 지금 봐도 울컥해요. 그런 감정을 이끌어낸 건 단지 연기력 때문만은 아닐 거예요. 아마도 그 스스로도 ‘슈퍼맨’이라는 상징성을 무겁게 받아들였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카빌은 또 슈퍼맨 수트를 입었을 때의 비주얼이 정말 대단했어요. 단지 만화 속 캐릭터를 흉내 내는 게 아니라, 현실에서 만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히어로의 모습이었죠. 근육질 몸매에 단단한 표정, 그리고 수트의 재질까지 디테일이 살아 있었어요.

무엇보다도 그가 연기한 클라크 켄트는 단지 초인이 아니라, 고민하고, 갈등하고, 두려워하는 인간이었어요. 그게 팬들에게 더 와닿았던 것 같아요. '강한 영웅'이 아니라 '불안한 인간'의 모습이 더 진짜 같았다고 해야 할까요.

아쉽게도 DC 리부트에선 더 이상 그를 볼 수 없게 됐죠. 많은 팬들이 그 소식에 실망감을 표현했는데, 그만큼 카빌의 슈퍼맨은 우리 기억 속에 깊게 자리 잡은 캐릭터였다는 증거 아닐까요?

DC 리부트 전, 왜 다시 봐야 할까?

이제 DCU는 새로운 길을 걷게 됐어요. 제임스 건 감독이 직접 각본과 연출을 맡은 ‘슈퍼맨: 레거시’가 중심에 서게 되고, 기존의 세계관은 사실상 정리 수순에 들어갔죠.

하지만 그래서 더더욱 ‘맨 오브 스틸’을 다시 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 영화는 단순한 시작작이 아니었거든요. DC 확장 세계관의 세계관과 분위기, 캐릭터 철학을 모두 담아낸 핵심작이었어요. 지금에 와서 보면 오히려 이 영화는 시대를 너무 앞서간 건지도 몰라요.

그때는 슈퍼히어로 영화가 무조건 밝고 유쾌해야 한다는 기대가 있었잖아요? 그런데 '맨 오브 스틸'은 진지했고, 무겁고, 고독했어요. 그리고 그 속엔 인간에 대한 고민이 있었죠. 슈퍼맨이라는 초인이 '인간답게' 살기 위해 어떤 선택을 하는지를 중심에 둔 이야기. 그런 영화는 당시엔 흔치 않았어요.

게다가 지금 다시 보면, 크립톤의 멸망 이야기나 조드 장군의 세계관도 굉장히 설득력 있어요. 단순한 악당이 아니라, 자신의 종족을 살리기 위해 싸우는 존재였다는 점에서 조드는 오히려 비극적인 인물로 느껴지기도 하죠. 이처럼 단순한 선악 구도가 아닌 복잡한 관계들이 얽혀 있는 구조는 지금의 히어로 영화에서는 오히려 보기 드물어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우리가 DC를 떠나보내기 전에, 마지막으로 이 여정을 함께했던 작품을 되돌아보는 건 팬으로서의 의무 아닐까요? 새로운 시대를 반기기 위해서라도, 이전의 시간을 조용히 정리하는 그런 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리부트 전 보기 좋은 가장 잘 만든 슈퍼맨 영화

지금이 딱 좋아요. DCU 리부트가 다가오는 지금, ‘맨 오브 스틸’을 다시 보는 건 단순한 감상이 아니에요. 이건 일종의 작별 인사이자, 새로운 시작을 위한 준비예요.

이 영화는 단지 히어로가 악당을 물리치는 이야기가 아니에요. 자신이 누구인지, 왜 여기 있는지,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지를 고민하는 한 존재의 이야기예요. 그런 고민은 어쩌면 우리 모두가 하고 있는 거고요. 그래서 이 영화는 슈퍼히어로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삶과 더 가까워요.

만약 예전에 이 영화를 봤지만 잘 기억이 안 난다면, 지금 다시 한 번 꺼내 보세요. 아마도 첫 감상과는 전혀 다른 느낌을 받게 될지도 몰라요. 그리고 그 안에서, 우리가 왜 슈퍼맨이라는 캐릭터를 이렇게 오랫동안 사랑해왔는지를 새삼 깨닫게 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