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들어서 영화계는 말 그대로 ‘부활’이라는 말이 딱 어울릴 정도였어요. 한동안 OTT에 밀리고, 팬데믹 여파에 휘청이던 극장가가 다시 활기를 찾았죠. “요즘 영화 볼 거 없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흥미롭고 재미있는 영화들이 끊임없이 개봉됐어요. 특히 올해는 ‘흥행’과 ‘완성도’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은 작품들이 많아서, 영화를 고르는 재미도 쏠쏠했답니다.
오늘 소개드릴 세 편은 단순히 티켓 많이 팔린 영화가 아니라, 진짜 ‘볼 만한 이유’가 있는 흥행작들이에요. 마니아도, 일반 관객도 모두 만족시킨 그런 영화들이죠. 만약 친구와 극장 데이트를 계획 중이거나, 오랜만에 혼자 영화 한 편 제대로 보고 싶다면 이 글, 진짜 도움 될 거예요.
흥행 1위, 전 세대를 사로잡은 〈범죄도시4〉
이쯤 되면 “마동석 유니버스”라는 말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예요. 〈범죄도시4〉는 시리즈의 네 번째 작품인데도 전혀 지루하지 않고, 오히려 갈수록 더 세련되고 통쾌해졌어요. 관객 수만 봐도 알 수 있죠. 개봉 첫 주에만 200만 관객, 3주 만에 800만 돌파. 그야말로 흥행 괴물이에요.
시리즈가 4편이나 나왔는데도 왜 아직도 인기가 있을까요? 그건 단순히 ‘마동석이 나오니까’가 아니라, 이 시리즈가 꾸준히 현실의 불편한 부분을 통쾌하게 긁어주는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에요. 우리가 뉴스에서 봤던 범죄들, 어쩌면 너무 익숙해서 무뎌져버린 사회의 어두운 면을 이 영화는 가감 없이 보여주고, 거기에 주먹 한 방으로 정의를 실현하는 마석도가 등판하니까 관객들이 감정적으로 확 몰입하는 거죠.
이번 편에서는 ‘마석도 형사’가 국제적인 범죄 조직을 상대로 싸워요. 사건 배경도 국내를 벗어나 확장됐고, 스케일도 훨씬 커졌어요. 이전 시리즈는 ‘동네 조폭 때려잡는 시원한 액션’ 느낌이었다면, 이번엔 거의 헐리우드급 액션 스릴러라고 봐도 될 정도예요.
그렇다고 해서 감정선이 무너졌냐면, 그건 또 아니에요. 웃길 땐 유쾌하고, 무서울 땐 섬뜩할 정도로 분위기를 확 바꿔서 긴장과 해소의 밸런스가 정말 좋았어요. 특히 이번 빌런인 김무열은 조용한 카리스마로 관객들을 압도했는데요, 이전 손석구의 ‘미친놈’ 캐릭터와는 또 다른 차원의 공포감을 줬죠.
액션도 눈여겨볼 만해요. 대충 주먹질이 아니라, 공간을 이용한 합이 살아 있는 액션들이 등장해서 마동석식 액션이 한층 업그레이드됐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중간에 지하 주차장에서 벌어지는 추격씬은 긴장감과 리듬감이 정말 훌륭해서, 보는 내내 심장이 두근두근하더라고요.
그리고 재미있는 건, 이 시리즈가 갈수록 유머의 질도 좋아졌다는 거예요. 진짜 웃긴데 유치하지 않고, 대사 한 줄 한 줄이 캐릭터에 딱 맞아 떨어지죠. ‘장형사’ 캐릭터도 더 큰 비중을 가지면서 시리즈 내 인물의 성장도 볼 수 있었어요.
결론적으로 이 영화는 지금 이 시대 관객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액션 영화의 정답 같은 작품이에요. 시간 낭비 없는 영화 찾는다면 이 작품, 무조건 추천입니다.
글로벌 흥행의 진가, 〈듄: 파트2〉
정말 오랜만에 영화관에서 ‘영화 같다’는 말을 하게 만든 작품이죠. 〈듄: 파트2〉는 2021년에 개봉했던 1편에 비해 모든 면에서 업그레이드된 느낌이에요. 일단 스토리 전개가 훨씬 속도감 있고, 인물들의 관계도 더 명확하게 풀려서 1편에서 느꼈던 어려움이 사라졌어요.
주인공 폴(티모시 샬라메)은 드디어 ‘선택받은 자’로서의 역할을 받아들이고, 프레멘들과 함께 새로운 전쟁을 준비해요. 그런데 단순한 영웅 서사가 아니라, 권력과 종교의 이면, 선택의 대가 등 철학적인 질문들이 뿌리 깊게 깔려 있어요. 그게 진짜 이 영화의 매력이에요.
영화는 전반적으로 무겁고, 메시지도 깊지만, 그렇다고 지루하거나 멀게 느껴지진 않아요. 그 이유는 바로 감정선이 굉장히 진하게 그려져 있기 때문이에요. ‘폴’은 예언에 의해 선택된 존재지만, 실제로는 인간적인 갈등과 혼란을 겪어요. 사랑, 책임, 이상과 현실 사이의 갈등이 그를 더욱 입체적인 캐릭터로 만들어주죠.
비주얼은 그야말로 장관이에요. 사막을 가로지르는 거대한 웜, 거친 모래폭풍, 새벽의 붉은 하늘까지... 하나하나가 마치 미술관의 그림 같아요. 특히 IMAX 상영으로 보면 사운드와 영상이 폭발적으로 다가와요. 영화 속 세계에 내가 들어가 있는 듯한 몰입감, 이건 OTT로는 절대 느낄 수 없어요.
또 하나 인상적인 건, 영화가 종교와 선동에 대해서도 매우 냉정하게 다룬다는 거예요. 사람들이 누군가를 신으로 받아들이고, 그로 인해 전쟁이 정당화되는 흐름은 꽤나 철학적이고 무섭기도 했어요. 현실 세계와도 무척 닮아 있어요.
〈듄: 파트2〉는 단지 다음 시리즈로 넘어가기 위한 징검다리가 아니라, 이 한 편만으로도 서사와 감정, 메시지가 충분히 완성된 독립적인 작품이에요. 그리고 그 점에서 올해 최고의 SF 영화로 손꼽힐 만하죠.
감동의 귀환, 〈쿵푸팬더4〉
어릴 적 봤던 애니메이션이 어른이 돼서도 다시 감동을 줄 줄은 몰랐어요. 〈쿵푸팬더4〉는 단순히 유쾌한 캐릭터들의 모험이 아니었어요. 한 세대의 성장 서사를 완결 짓는 마지막 이야기로서, 꽤 진중한 메시지를 담고 있었거든요.
포가 성장했다는 건 단지 강해졌다는 뜻이 아니었어요. 스스로 한 발 물러서고, 다음 세대에게 길을 열어주는 것. 그게 진짜 어른이 되는 과정이잖아요.
이번 편에서는 포가 드래곤 전사의 자리를 후계자에게 넘기기 위해 지도자로서의 역할을 고민하고 받아들이는 내용이 중심이에요. 거기에 새로 등장하는 빌런 ‘카멜레온’은 단순히 강하기만 한 캐릭터가 아니라 ‘변화’와 ‘두려움’이라는 내면의 감정을 상징해서 철학적인 해석도 가능했죠.
특히 후계자인 ‘젠’과의 관계에서 느껴지는 감정선이 아주 따뜻했어요. 처음엔 미덥지 않던 젠이 점점 성장하고, 포가 그런 젠을 보며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은 정말 현실적인 감정의 흐름이었죠.
기술적으로도 이번 작품은 시리즈 중 가장 정교한 느낌이었어요. 표정, 움직임, 배경 묘사 모두 훌륭했고, 무엇보다 음악과 감정이 잘 어우러졌어요.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이 보기에도 충분히 울컥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이었답니다.
흥행에는 다 이유가 있다
올해 영화계 흐름을 보면 분명한 공통점이 있었어요. “대중이 원하는 걸 정확히 이해하고, 거기에 진심을 담은 영화가 성공했다”는 거예요.
〈범죄도시4〉는 액션이라는 장르의 본질을 정확히 지켜서 관객에게 시원한 쾌감을 줬고, 〈듄: 파트2〉는 철학과 스케일, 비주얼의 완벽한 조화를 통해 몰입감을 선사했으며, 〈쿵푸팬더4〉는 세대를 아우르는 감정과 성장 메시지로 깊은 울림을 전했어요.
세 영화 모두 장르도, 결도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관객과의 ‘감정 연결’을 만들어냈다는 점이 핵심이에요. 보고 나면 뭔가 하나라도 남는 영화. 그런 영화들이 바로 진짜 ‘잘 만든 영화’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