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바웃타임(About Time)’이라는 영화, 한 번쯤은 들어봤을지도 모르겠어요. 로맨스 영화처럼 보이지만, 보고 나면 사랑 이야기 이상의 것들이 마음에 오래 남죠. 시간여행이라는 판타지 요소 속에 담긴 아주 현실적인 감정들—가족, 사랑, 일상, 그리고 인생. 그래서일까요? 시간이 흘러도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이 영화를 ‘인생영화’라고 부르더라고요. 오늘은 이 어바웃타임이라는 작품을 다시 한 번 조명해보려 해요. 왜 이 영화가 그렇게나 오랫동안 사랑받는지, 어떤 감정을 자극하는지, 함께 이야기해봐요.
인생영화라고 부를 수밖에 없는 이유
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땐, 그냥 예쁜 영화라고 생각했어요. 따뜻한 색감, 서정적인 음악, 그리고 부드러운 분위기.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머릿속에 남는 건 영상미보다도 그 속에 담긴 ‘말’들이었어요. "우리는 모두 매일을 마지막 날인 것처럼 살아야 해." 이런 말, 어쩌면 너무 흔하게 들은 문장이지만, 이 영화에선 참 진심처럼 들리더라고요.
주인공 팀은 21살이 되던 날, 아버지에게 충격적인 비밀을 듣게 돼요. 그들 집안 남자들은 모두 과거로 시간여행을 할 수 있다는 거죠. 팀은 그 능력을 처음엔 연애에 써요. 좋아하는 사람과의 어색한 대화를 되돌리고, 놓친 기회를 다시 잡기도 하죠. 그렇게 보면 이건 흔한 로맨틱 코미디일지도 몰라요. 하지만 이야기가 조금씩 진지해지면서, 영화는 우리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지기 시작해요.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우리는 뭘 바꿔야 할까?"
결국 팀은 깨달아요. 시간을 돌리지 않아도,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면 삶은 충분히 아름답다는 걸요. 그게 어바웃타임이 주는 가장 큰 메시지예요. 어떤 마법이나 능력보다 중요한 건 ‘현재를 살아내는 태도’라는 것.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인생영화라고 부르는 거겠죠. 누구나 한 번쯤은 후회했던 순간이 있고, 돌리고 싶은 날들이 있으니까요. 이 영화는 그 모든 후회와 바람을 따뜻하게 안아주는 느낌이에요.
시간여행보다 소중했던 ‘시간’ 그 자체
어바웃타임의 설정만 보면, 흥미로운 시간여행 이야기처럼 보여요. 과거로 돌아가 실수를 고치고, 미래를 바꾸는 이야기. 그런데 영화가 흘러갈수록 느끼게 돼요. 이 영화의 진짜 주제는 시간여행이 아니라 ‘시간’ 그 자체라는 걸요.
팀은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 가족과의 소중한 추억을 위해 수없이 시간을 돌려요. 어쩌면 누구나 그렇게 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하겠죠. 실수하지 않도록, 사랑하는 사람에게 더 잘해주기 위해.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팀은 깨닫기 시작해요. 시간을 거슬러 무언가를 바꾸는 것보다, 처음부터 그 시간을 잘 살아내는 게 훨씬 중요하다는 걸요.
가장 감동적인 장면 중 하나는 아버지와의 마지막 시간이에요. 팀은 아버지의 죽음을 막을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어요. 하지만 마지막으로 함께 시간을 보내기 위해 과거로 돌아가요. 해변을 걷고, 이야기를 나누고, 평범하지만 가장 소중한 순간을 함께 보내요. 그 장면을 보고 있으면, 울지 않기 힘들더라고요. 우리가 놓치고 사는, 일상이라는 선물을 다시 돌아보게 돼요.
이 영화가 말해주는 건 아주 단순해요. 매일의 일상이 기적이고, 지금 이 순간이 다시 돌아오지 않을 선물이라는 것. 그렇게 시간을 바라보게 되면, 삶 자체가 조금은 따뜻해지지 않을까요?
감성을 자극하는 따뜻한 영화의 언어들
어바웃타임은 대사 하나하나, 장면 하나하나가 너무 따뜻해요. 말투도, 음악도, 풍경도 전부 부드럽고 감성적이죠. 마치 누군가가 "괜찮아, 너 잘하고 있어"라고 말해주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이 영화가 특별한 건 단지 줄거리 때문만은 아니에요. 그 감정선을 정말 섬세하게 잘 그려냈다는 점이 커요.
영화의 배경은 영국의 콘월과 런던이에요. 비가 자주 오는 도시지만, 그 속에서도 햇살처럼 따뜻한 장면들이 많아요. 팀과 메리가 처음 만나는 식당, 결혼식 날의 비, 아버지와의 마지막 산책. 이런 장면들은 영화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내 기억 속 한 장면처럼 남아버려요.
그리고 음악. 이 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 중 하나죠. Ben Folds의 ‘The Luckiest’가 흐를 때면, 사랑이라는 감정이 그냥 음악처럼 느껴져요. Nick Cave의 ‘Into My Arms’는 아버지와의 감정을 고스란히 담아내는 듯하죠. OST 하나하나가 이야기를 더 풍부하게 만들어줘요.
어바웃타임을 다 보고 나면, 괜히 가족에게 연락하고 싶고, 연인에게 따뜻한 말을 전하고 싶어져요. 그만큼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어요. 누구나의 일상 속 감정을 어루만져주는 영화, 바로 그런 감성의 정수가 어바웃타임이라는 작품에 담겨 있어요.
‘어바웃타임’은 시간여행 영화지만, 결국 이야기하고자 하는 건 ‘지금 이 순간’이에요. 과거를 바꾸고 싶은 마음, 미래를 걱정하는 불안함, 누구나 갖고 있죠. 하지만 이 영화는 말해요. 지금 이 순간을 더 사랑하고, 더 소중히 여기자고요. 어쩌면 시간여행은 필요 없을지도 몰라요. 오늘 하루를 충실히, 따뜻하게 살아간다면 말이죠. 만약 아직 이 영화를 보지 않았다면, 오늘 저녁, 조용히 불 끄고 한 번 감상해보는 건 어떨까요? 인생에 대한 시선이 조금은 바뀔지도 몰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