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알라딘’ 애니메이션을 좋아했던 사람이라면, 실사판 알라딘이 개봉했을 때 기대 반 걱정 반이었을 거예요. 저 역시 그랬고요. 솔직히 말하면 디즈니의 실사 리메이크에 회의적인 시선도 있었거든요. ‘과연 그 감성을 실사로 살릴 수 있을까?’ 싶었죠. 그런데, 보고 나서 생각이 바뀌었어요. 이건 그저 실사화 그 이상이었어요. 오늘은 그때의 감동을, 그리고 제가 느꼈던 그 반가움과 설렘을 천천히 풀어보려 해요.
디즈니 실사영화, 이 정도면 ‘성공’이라고 말해도 되죠?
사실 처음 예고편 봤을 때, 기대보다 걱정이 앞섰어요. 특히 지니 캐릭터요. 윌 스미스가 파란색으로 분장한 모습을 처음 봤을 땐 솔직히 말해 좀 웃겼어요. ‘이게 될까?’ 싶었는데요. 근데 막상 영화를 보고 나니, 아, 이게 되더라고요. 아주 찰떡이었어요.
윌 스미스 특유의 유머와 에너지가 지니라는 캐릭터를 새롭게 만들어줬어요. 원작 애니메이션에서 로빈 윌리엄스가 보여줬던 그 유쾌함과 따뜻함을 현대식으로 재해석한 느낌이랄까요? 처음엔 익숙하지 않았는데, 중반 넘어가면서부터는 지니가 윌 스미스가 아니라, 윌 스미스가 지니처럼 느껴질 정도로 자연스러웠어요.
그리고 감독이 가이 리치라는 사실, 처음엔 좀 의외였죠. 스릴러, 범죄 영화 이미지가 강해서 과연 디즈니 뮤지컬을 잘 풀어낼 수 있을까 싶었는데요. 생각보다 아주 감각적으로 연출했더라고요. 특히 양탄자 씬, 음악과 카메라 무빙이 환상적이었어요. ‘A Whole New World’ 장면에서는 저도 모르게 숨을 참으며 봤던 것 같아요. 너무 아름다워서요.
캐릭터 해석이 달라졌는데, 그게 오히려 좋았어요
자스민 공주는 이 영화의 진짜 주인공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원작에서는 왕궁을 벗어나고 싶어 하는 자유로운 영혼 정도였다면, 이번 실사판에서는 아예 '여왕이 되고 싶은 사람'으로 나와요. 이건 진짜 신선했어요. 정치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스스로 왕국을 이끌고자 하는 그 모습, 시대가 바뀌었구나 실감했죠.
그리고 'Speechless'라는 신곡 아시죠? 그 장면에서 자스민이 한 걸음씩 전진하면서 노래 부르던 씬은, 정말 전율이었어요. 말 그대로 침묵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노래로 때려 박는데, 그 장면 보면서 제가 다 뭉클해졌어요.
알라딘 역의 메나 마수드도 의외의 발견이었어요. 처음엔 좀 수줍고 어색한 느낌이 있었는데, 그게 또 알라딘이라는 캐릭터와 묘하게 어울리더라고요. 자스민 앞에서는 쩔쩔매면서도, 지니 앞에서는 천진난만한 소년 같고, 도둑이면서도 정의감이 있는 모습이 잘 살아 있었어요.
자파는... 솔직히 조금 아쉬웠어요. 원작처럼 찰떡같이 무서운 악역은 아니었거든요. 조금 평면적인 느낌이랄까. 하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캐릭터 구성은 잘 짜였고, 특히 주연 삼각 구도는 매력적으로 재해석된 것 같아요.
대중 반응과 내 개인 평점은?
당시 개봉 직후 평점은 꽤 높았어요. 그리고 지금 다시 봐도 여전히 재미있어요. 가족끼리 보기도 좋고, 커플끼리 보기도 좋은 그런 영화예요. 뮤지컬 영화 좋아하시는 분들에겐 더더욱 추천이고요.
개인적으로 이 영화는 디즈니 실사화 프로젝트 중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로 잘 만든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라이온 킹’이나 ‘뮬란’처럼 비판받은 영화들도 있었지만, 알라딘은 전반적으로 안정적이었고, 오히려 새로운 해석 덕분에 감정이입도 더 잘됐어요.
음악도 빠질 수 없죠. 원작의 명곡들을 최대한 살리면서도, 새로운 곡으로 캐릭터 감정을 극대화했거든요. OST만 따로 들어도 영화 장면이 눈에 아른거릴 정도예요. 저는 요즘도 가끔 플레이리스트에 ‘Speechless’ 넣어서 들어요. 힘 빠질 때 들으면 묘하게 힘이 나거든요.
실사화라는 게 사실 쉽지 않잖아요. 원작 팬들의 기대도 무섭고, 변화는 항상 호불호가 갈릴 수밖에 없고요. 근데 알라딘 실사판은 원작을 존중하면서도, 새로운 메시지와 감정을 잘 녹여낸 작품이에요.
개인적으로는 '이 정도면 리메이크가 아니라 또 하나의 독립된 영화'라고 말하고 싶어요. 원작 애니메이션의 향수를 간직한 채, 그 시대에 맞는 메시지를 품고 다시 태어난 느낌이랄까요?
혹시 아직 안 보셨다면 이번 주말에 꼭 한 번 보세요. 넷플릭스에 있을 수도 있고, 유튜브 영화로도 구매 가능하더라고요. 혼자 봐도 좋고, 가족들이랑 같이 봐도 참 좋아요. 진심으로 추천드립니다. 마법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걸, 아마 느끼실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