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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 안드레아스 리뷰 (재난영화, 더락, 현실성)

by kiiwiie 2025. 4. 30.

영화 ‘샌 안드레아스(San Andreas)’는 재난영화 하면 떠오르는 거의 모든 요소를 꽉 채워 넣은 작품이에요. 지진이라는 전 지구적인 자연재해를 배경으로, 그 한가운데에서 사랑하는 가족을 지키려는 한 아버지의 이야기죠. 드웨인 존슨, 흔히 ‘더락’이라 불리는 배우가 주연을 맡았고요. 단순한 액션 히어로가 아닌, 감정적으로도 깊이 있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재난 상황에서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할 수 있는지를 그려냈어요. 이 영화는 2015년에 개봉했지만, 지금 봐도 여전히 흥미롭고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작품이에요. 이번 글에서는 ‘샌 안드레아스’가 왜 재난영화로서 매력적인지, 더락이 왜 이렇게 잘 어울렸는지, 그리고 그 유명한 ‘현실성 논란’까지 솔직하게 이야기해보려고 해요.

 

샌 안드레아스 포스터
샌 안드레아스 포스터

재난영화의 스펙터클, 그 자체였던 샌 안드레아스

샌 안드레아스는 ‘재난영화’라는 말에 걸맞게 정말 화려하고 압도적인 장면들이 많아요. 사실 저는 이런 류의 영화를 볼 때면 마음속에서 두 가지 감정이 동시에 올라와요. 하나는 “이게 현실일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고, 다른 하나는 “그래도 영화니까 마음껏 스릴을 즐기자”는 기대감이죠. 이 영화는 그런 감정을 아주 절묘하게 자극해요.

영화는 처음부터 조용하게 시작하지 않아요. 비교적 초반부터 긴장감을 주는 사건들이 연달아 터지거든요. 어떤 재난영화는 지진이 오기 전 전조 현상부터 길게 보여주잖아요? 그런데 샌 안드레아스는 초반부터 '헉' 소리 나는 장면이 나와서 집중이 확 돼요.

CG도 상당히 잘 만들었어요. 건물이 무너지고 도로가 갈라지는 장면은 ‘진짜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정교하더라고요. 특히 후반부에 도시 전체가 붕괴되는 장면은 스케일 면에서 압도적이에요. 거기다 쓰나미까지 등장하는데, 그냥 지진만 나오는 게 아니라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재난을 넣었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하지만 그 와중에도 인간적인 이야기, 특히 가족 간의 관계가 중심에 있어요. 이게 저는 정말 좋았어요. 그냥 무너지고 부서지는 것만 보여줬다면 너무 피곤했을 텐데, 그 안에서 살아남으려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녹아 있어서 훨씬 더 몰입할 수 있었죠.

그리고 무엇보다, 그런 상황 속에서도 서로를 포기하지 않는 모습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하더라고요. 가족이란 결국 위기 상황에서 진짜 모습이 드러나는 존재구나 싶었어요.

더락, 드웨인 존슨이라는 배우의 설득력

이 영화에서 더락은 구조 헬기 조종사 ‘레이’ 역할을 맡았죠. 사실 처음에는 “이렇게 근육질인 사람이 헬기를 조종한다고?”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영화가 진행될수록 “이건 더락이니까 가능하다”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더락은 액션 배우로서야 말할 것도 없지만, 이 영화에서는 감정 연기도 굉장히 자연스럽게 잘 했어요. 그가 가족을 잃은 경험이 있다는 설정이 나오는데, 그 장면에서 보여주는 연기는 꽤 뭉클했어요. 단지 강한 남자가 아니라, 상처 입은 아빠의 모습이 진심으로 느껴졌거든요.

특히 딸 ‘블레이크’와의 관계가 참 인상 깊었어요. 딸과 생이별한 상태에서도 끊임없이 찾고, 위험을 무릅쓰고 끝까지 구조하려는 모습에서 “이게 진짜 부모의 사랑이구나” 싶었어요. 사실 더락이 워낙 강인한 이미지라 감정 연기가 어색할 수도 있었는데, 오히려 그 갭이 이 영화에서는 강점으로 작용한 것 같아요.

그리고 액션 장면에서의 존재감은 말할 필요도 없죠. 무너지는 빌딩 사이를 헬기로 누비고, 물결이 밀려드는 도시를 보트로 가로지르고… 그 모든 장면이 하나도 억지스럽지 않고, “저 사람이라면 진짜 가능할지도?”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설득력이 있어요.

이 영화에서 더락은 단순히 ‘근육질 액션 배우’ 그 이상이었어요. 인간적인 아픔, 가족을 향한 사랑, 그리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강인함까지 다 보여줬어요. 그게 관객들한테 크게 와닿은 이유라고 생각해요.

현실성 논란, 그럼에도 받아들여지는 이유

이 영화가 개봉했을 당시, 현실성과 관련된 비판도 꽤 있었어요. 예를 들어, 실제로 샌 안드레아스 단층에서 그렇게 큰 지진이 날 수 있는지에 대한 과학적 의문이 있었죠. 또 구조 헬기가 그렇게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을까, 무너지는 도시 한가운데를 뚫고 나가는 게 가능할까 하는 식의 지적도 있었고요.

솔직히 말하면, 그런 비판들이 틀리다고는 할 수 없어요. 저도 영화 보면서 “아, 이건 좀 과한데?” 싶은 장면이 몇 군데 있었어요. 예를 들어, 헬기가 고층빌딩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지나간다거나, 쓰나미를 거슬러 올라가는 장면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해 보이기도 했어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이상하게도 그 모든 걸 ‘받아들일 수 있게’ 만들더라고요. 왜냐면 영화가 처음부터 ‘리얼리즘’을 내세운 게 아니라, 오히려 “최대한 상상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극적인 연출을 해보자”는 식으로 만들어졌거든요.

사실 대부분의 재난영화가 현실과는 거리가 있잖아요. 하지만 우리가 그런 영화에 빠지는 이유는, 그 속에서 우리가 느끼지 못했던 감정, 예를 들어 공포나 희망, 감동 같은 걸 극대화해서 보여주기 때문이에요. 샌 안드레아스도 그런 점에서 성공한 영화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실제로 이런 영화가 주는 메시지가 꽤 의미 있는 경우도 있어요. 예를 들어 지진 대비의 중요성, 구조 체계의 필요성, 가족 간의 유대 같은 것들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 주니까요. 영화적 허용이라는 게 있잖아요. 샌 안드레아스는 그 허용치를 넘어설 듯 말 듯, 아슬아슬하게 잘 조절한 영화 같아요.

 

 

샌 안드레아스는 단순한 블록버스터가 아니에요. 압도적인 스케일의 재난 장면과 더불어, 가족애라는 감정적인 요소가 절묘하게 섞인 영화예요. 물론 현실적인 관점에서 보면 과장된 부분이 많죠. 하지만 그 안에서도 인간의 본능, 희생, 사랑 같은 보편적인 주제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감동적이에요.

더락이라는 배우의 존재감도 이 작품을 특별하게 만들어줬고요. 단지 근육질 액션 스타가 아닌, 감정과 이성, 의지를 동시에 보여준 인물이었어요. 과장이 섞였어도, 끝내 우리가 이 영화에 빠질 수밖에 없는 이유는 바로 그 진심이 있었기 때문 아닐까요?

“현실과는 좀 다르잖아”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가끔은 그런 비현실적인 이야기 속에서 더 현실적인 감정과 진실을 마주하게 되기도 하잖아요. 샌 안드레아스는 그런 영화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