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10년 전이라고?” 하고 달력을 다시 보게 되더라고요. 어느새 2015년에 개봉했던 영화 베테랑이, 속편으로 다시 돌아온다고 해요. 이름하여 ‘베테랑2’. 한국 영화계에서는 요즘 흔치 않은 정통 액션 시리즈라 그런지, 예고편만 나와도 분위기가 벌써부터 심상치 않더라고요. 전작이 남긴 강렬한 인상과 통쾌함이 아직도 생생한데, 이번 속편에서는 또 어떤 이야기로 관객들을 사로잡을지 기대가 많이 돼요. 오늘은 베테랑2를 기다리는 팬으로서, 그리고 한국 영화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전작과 비교하면서 속편에 담긴 변화와 기대 포인트를 천천히 이야기해보려고 해요. 베테랑1을 재밌게 보셨던 분이라면 분명 공감하실 거예요.
속편에 대한 기대감, 왜 이렇게 클까요?
속편이란 게 늘 양날의 검이잖아요. 전작이 잘되면 잘될수록, 속편에 대한 기대는 하늘을 찌르지만, 막상 나오고 나면 실망하기도 쉽거든요. 그런데 베테랑2는 좀 달라요. 기대가 큰 만큼, 준비도 그만큼 오래 했다는 느낌이 들어요.
우선, 베테랑1의 임팩트가 정말 어마어마했죠.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관객들이 극장에서 박수를 쳤다거나, SNS에서 “진짜 속이 다 시원하다”는 반응이 줄을 이었어요. 황정민 배우가 맡았던 서도철 형사는 말 그대로 ‘국민 형사’가 됐고요. “어이가 없네”는 이제 거의 국밈(국민 밈)이 돼버렸고요. 그 정도로 전작의 여운이 강했기 때문에, 속편이 제작된다는 소식이 들렸을 때 모두가 긴장 반, 설렘 반으로 지켜보게 된 거죠.
게다가 이 영화는 단순히 '재미있는 액션 영화'가 아니었어요. 영화 속에서 보여준 재벌 2세의 갑질, 공권력의 무력함, 그리고 정의를 지키려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까지, 그 시대의 감정을 대변해준 작품이었어요. 그러니 지금 이 시대에 다시 베테랑이 돌아온다는 건, 단순한 추억 소환이 아니라, 다시 한번 ‘지금’을 통쾌하게 찔러줄 이야기를 만나게 된다는 의미 같아요.
그리고 감독이 여전히 류승완 감독이에요. 흔히 속편에서는 감독이 바뀌는 경우가 많지만, 이 시리즈는 원작자가 그대로 다시 연출을 맡았다는 게 정말 크죠. 원래의 감성과 스타일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더 성숙한 시각으로 이야기를 확장시킬 수 있으니까요. 류 감독은 인터뷰에서 “정의는 늘 바뀌는 개념이고, 시대마다 다르게 읽힐 수 있다”고 했어요. 그 말이 참 인상 깊었는데요, 이번엔 그런 질문이 이야기의 중심이 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기대가 더 커지는 것 같아요.
이야기 구조, 훨씬 깊어졌어요
베테랑1을 떠올려 보면, 스토리가 아주 단순했어요. 갑질하는 재벌 2세 하나 잡으려고, 형사가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이야기. 명확한 악당과 영웅이 있는 전형적인 구조였는데, 그 단순함이 오히려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었죠. 하지만 베테랑2는 다르대요. 시대가 바뀐 만큼, 단순한 선악 구도로는 설명할 수 없는 이야기를 하려 한다고 해요.
이번 작품은 한 명의 악당이 아니라, 사회 시스템 속에 숨어 있는 복잡한 악의 구조를 다룬다고 해요. 마치 현실에서도 우리가 뭔가 불합리하다고 느껴도, 그게 어디서 시작된 건지,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지 알기 어려운 것처럼 말이에요. 이런 식으로, 사건도 다층적으로 얽혀 있고 인물들도 훨씬 복합적인 내면을 지닌 모습으로 나온다고 해요.
무엇보다 인상적인 건 ‘서도철 형사’라는 인물도 단순한 영웅으로만 그려지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10년이라는 세월이 지났잖아요. 사람도 바뀌고, 관점도 바뀌기 마련이에요. 그동안 어떤 사건을 겪었는지, 경찰이라는 조직에서 어떤 현실을 마주했는지에 따라, 서도철도 예전처럼 쉽게 ‘이게 정의다’라고 외칠 수 없는 순간들을 겪는다고 해요. 그런 변화가 관객 입장에서는 더 리얼하게 느껴질 것 같고요.
스토리의 밀도도 높아졌다고 하더라고요. 여러 사건이 동시에 벌어지고, 인물 간의 갈등도 훨씬 깊어졌대요. 전작에서는 통쾌한 액션이 전면에 나섰다면, 이번에는 그 통쾌함을 만들어내기까지의 갈등과 고민이 더 강조된다고 해요. 그래서 끝에 가서 느끼는 감정이 훨씬 더 크고 묵직할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배우들의 변화, 그리고 새 얼굴들
영화를 기다리게 만드는 또 하나의 요소는 바로 배우들이죠. 이번에도 황정민 배우가 서도철 역으로 그대로 돌아온다고 해서 많은 팬들이 반가워했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단순히 액션 잘하는 형사에서 그치지 않아요. 인간 서도철의 고민, 감정, 그리고 무게가 훨씬 더 잘 드러난다고 해요. 류승완 감독과는 워낙 오랜 파트너 사이라 그런지, 캐릭터에 대한 이해도나 디테일이 정말 살아 있겠죠.
그리고 유해진 배우 역시 돌아옵니다. 이 조합만으로도 벌써 관객들 반응이 뜨거워요. 전작에서 둘의 티키타카는 말 그대로 환상의 콤비였잖아요. 유머와 진지함을 넘나드는 그 묘한 균형이 이번에도 잘 살아날 거라고 믿어요.
새롭게 등장하는 캐릭터들도 무척 기대돼요. 특히 이번에 등장하는 악역이 단순한 ‘나쁜 놈’이 아니래요. 조용히 시스템을 조종하는, 현실에서 충분히 볼 수 있을 법한 인물이래요. 그래서 더 무섭고 더 현실감 있다고 하더라고요. 관객 입장에서 보면, 이런 캐릭터가 훨씬 더 섬뜩하고 깊은 인상을 남기거든요.
또한 여성 캐릭터들의 활약도 눈에 띄어요. 전작에서는 조연이나 배경으로만 등장했던 여성 캐릭터들이, 이번엔 사건의 핵심에 서 있다고 해요. 강력계 여형사가 전면에 나서서 주도적으로 사건을 풀어나가는 설정인데, 요즘 시대에 걸맞은 변화라서 반가운 마음이에요. 그냥 트렌드를 따라가는 게 아니라, 이야기 안에서도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고 하니까 더 기대가 되죠.
10년을 기다린 보람, 있을까요?
베테랑2는 단순한 속편이 아니에요. 그저 예전의 향수를 자극하려는 영화였다면, 이렇게까지 기다리진 않았을 거예요. 오히려 지금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혼란과 변화, 그리고 그 안에서 우리가 여전히 믿고 싶은 정의라는 개념을 다시 꺼내보는 작업 같아요.
전작에서 느꼈던 시원한 액션은 물론, 그보다 더 복잡하고 묵직한 질문을 던지는 영화가 될 것 같아요. 그리고 그걸 이 시점에서 다시 다뤄준다는 게 참 고맙게 느껴져요. 기다린 시간이 길었던 만큼, 이번엔 그 기다림이 헛되지 않았다는 걸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요.
극장 문이 열리는 날, 아마 많은 사람들이 이런 마음으로 티켓을 끊게 될 거예요. “이번에도 어이가 없게 해줘요. 대신, 속이 다 뚫리게요.” 베테랑2, 이제 진짜 만날 시간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