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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간다 리뷰 (긴장감, 반전, 스릴)

by kiiwiie 2025. 4. 18.

영화 끝까지간다 포스터
영화 끝까지간다 포스터

 

처음엔 그냥 흔한 한국 스릴러겠거니 했어요. 그런데 막상 보니까, 이건 그 이상이더라고요. ‘끝까지 간다’, 제목처럼 진짜 끝까지 몰아붙이는 영화였어요. 긴장감이 단 한 순간도 느슨해지지 않아서, 보다 보면 숨 쉬는 것도 잊게 되더라고요. 특히, 이선균과 조진웅. 이 두 사람의 연기 대결은 말 그대로 미쳤고요. 범죄와 경찰, 죄책감과 생존 사이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드는 주인공의 선택들이 보는 내내 손에 땀을 쥐게 만들었어요. 이 영화, 한 번 보면 절대 잊을 수 없는 이유. 지금부터 하나씩 얘기해 볼게요.

일상이 무너지는 순간, 관객도 같이 흔들린다

‘끝까지 간다’의 첫 장면은 사실 좀 충격적이었어요. 장례식장. 어머니가 막 돌아가셨어요. 그런데 그 와중에 주인공 고건수는 실수로 사람을 치고 말아요. 뭐, 여기까진 그래요. 그럴 수도 있겠지 싶었는데… 그 시체를 어머니 관에 몰래 넣는 장면에서 저는 입을 다물 수가 없었어요. 이런 설정을 상상했다는 것도 대단한데, 그걸 이토록 실감 나게 그려낸 연출이 참 놀랍더라고요.

보통 이런 장면은 ‘허무맹랑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잖아요? 근데 ‘끝까지 간다’는 이상하게도 그 모든 상황이 너무 현실적으로 느껴졌어요. 이선균이 연기한 건수라는 인물이, 마냥 악한 사람은 아니거든요. 순간의 공포와 당황 속에서 어떻게든 상황을 모면해보려는 그 인간적인 두려움이 너무 잘 전달돼요. 그래서 관객도 같이 긴장하게 돼요. 저도 그 장면을 보면서 "아, 나라도 저 상황이면 어쩔 수 없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리고 이 영화의 긴장감은 단지 사건 때문만은 아니에요. 시나리오의 구조, 카메라 움직임, 음악, 그리고 연기의 리듬감까지, 모든 요소들이 하나로 맞물리면서 강한 서스펜스를 만들어내죠. 특히 어두운 골목이나 좁은 공간에서 벌어지는 장면들은 마치 내가 거기 있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몰입감이 뛰어났어요.

건수의 심리 변화도 아주 세밀하게 그려지는데, 이게 또 보는 재미를 줘요. 처음엔 어쩔 줄 몰라 허둥대다가, 점점 눈빛이 변하고, 목소리에 힘이 들어가죠. 그게 아주 자연스러워서 관객도 모르게 그 흐름에 끌려가요. 진짜, 이런 연기력 덕분에 영화 전체의 리얼리티가 확 살아나는 것 같아요.

예상은 해도, 그 이상으로 비틀어버리는 맛

사실 ‘끝까지 간다’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반전이에요. 영화가 중반쯤 흘러가면, "아, 이제 사건이 이렇게 흘러가겠구나" 싶은데, 그걸 감독은 기가 막히게 비틀어버려요. 예상할 법한 전개를 조금 비껴가게 해서 관객의 허를 찌르죠.

그 중심에는 조진웅이 연기한 박창민이라는 인물이 있어요. 와… 진짜 등장부터 소름이에요. 처음엔 그냥 조용하고 무게감 있는 형사인 줄 알았는데, 점점 본색을 드러내면서 분위기를 확 바꿔버리죠. 눈빛 하나, 말투 하나에서 그 인물이 얼마나 위험한지 느껴져요. 나중에는 조진웅이 나오는 장면만으로도 자동으로 긴장하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결정적으로 좋았던 건, 이 반전들이 단순히 ‘놀라게 하려는 트릭’이 아니라는 점이에요. 극의 흐름과 캐릭터의 성격이 자연스럽게 반영된 결과라서, 억지스럽지 않아요. 그래서 두 번째, 세 번째로 볼 때 더 감탄하게 되는 것 같아요. 처음 봤을 땐 놀라고, 두 번째는 복선을 찾게 되고, 세 번째는 인물들의 감정선이 눈에 들어와요. 이런 영화, 정말 흔치 않아요.

숨 쉴 틈 없는 전개

‘끝까지 간다’는 스릴러지만, 단순한 범죄극은 아니에요. 사람 냄새가 나요. 사실 이 영화의 진짜 무서움은 ‘사건’ 자체보다, 그 사건이 벌어진 이후 인물이 무너져가는 과정에서 나와요.

건수는 실수 하나로 무너지기 시작하죠. 범인을 찾으려는 게 아니라, 본인을 숨기기 위한 도망이 시작돼요. 그런데 그게 보면 볼수록 우리 사회의 여러 단면을 건드리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어요. 경찰 내부의 부패, 인간의 이기심, 그리고 아무도 믿을 수 없는 상황 속에서 끝까지 살아남으려는 의지. 이 모든 것들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죠.

또한 이 영화의 스릴은 단순한 자극이 아니라, 심리적인 압박에서 오는 것이라 더 깊어요. 소리 없이 다가오는 위기, 예기치 않은 장소에서 벌어지는 사건, 그리고 계속 엇갈리는 선택들. 이선균의 눈빛이 점점 날카로워지는 이유가 거기 있어요.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건, 이 모든 스릴이 감정과 연결되어 있다는 거예요. 영화 속 사건이 아무리 극단적이라 해도, 우리는 건수라는 인물을 통해 ‘사람의 심리’를 따라가게 돼요. 그래서 영화를 다 보고 나면 단순히 긴장했던 걸 넘어서, 묘하게 찝찝하고 마음이 복잡해지죠. 그것도 스릴러가 줄 수 있는 아주 특별한 감정이 아닐까 싶어요.

‘끝까지 간다’는 단순히 잘 만든 스릴러가 아니라, 한국 영화의 저력을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현실감 넘치는 설정, 예측을 뛰어넘는 전개, 그리고 배우들의 빈틈없는 연기. 이 모든 게 한데 어우러져서 단단한 긴장감을 만들어냈죠.

특히 한순간의 실수로 나락으로 떨어지는 인간의 모습을 이렇게 생생하게 그려낸 영화는 정말 드물어요. 보는 내내 손에 땀을 쥐게 만들고, 끝나고 나서도 한동안 생각이 머무는 그런 작품이에요.

스릴러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무조건 한 번쯤 보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이미 본 분들이라면, 한 번 더 봐도 후회 없을 거예요. 처음엔 몰랐던 디테일들이 다시 보이거든요. 이 영화, 제목 그대로 정말 끝까지 가는 영화입니다.